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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0 17:05

건강: 탄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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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음식이나 요리에 관한 습관을 부지불식간에 배우곤 한다. 칼에 묻은 음식은 절대로 핥아먹지 않는다거나, 나쁜 기운을 쫓아내기 위해 소금을 뿌리는 것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 특이한 행동 중 많은 것들은 미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과학적 근거도 없었을 텐데, 수십 년 전부터 유독 선견지명이 돋보인 행동 하나가 있다.

2002년 스톡홀름 대학 연구팀이 토스트에서 타버린 부위를 긁어내는 게 현명한 행동일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우리가 감자와 빵, 비스킷, 시리얼, 커피 등 특정 음식에 120도 이상의 열을 가하면 이들 음식 안에 있는 당이 아미노산인 아스파라긴과 반응해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물질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는 '마이야르 반응'이라고 불리는데, 음식은 이 반응을 거쳐 갈색으로 변하고 독특한 맛을 내게 된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아크릴아마이드 복용은 동물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사람이 먹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먹어야 암을 유발했다.

유럽식품안전청은 아크릴아마이드가 인간에게도, 특히 어린 아이에게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학계는 아크릴아마이드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레바논 베이루트 아랍 대학의 의대 교수인 파티마 살레는 "(아크릴아마이드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 물질로 분류된지 거의 30년이 지났지만, 인간에게 분명히 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입증 연구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에 대해 추가 연구를 계속해야만, 아크릴아마이드를 확실한 인체 내 발암물질로 구분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과학자들은 아크릴아마이드가 인체 신경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이와 관련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아크릴아마이드가 '신경 세포 내 구조 단백질을 공격한다' 혹은 '신경 세포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해주는 항염증 시스템을 억제시킬 수도 있다'는 등의 가설이 검증을 거치고 있다.

아크릴아마이드가 가진 독성 효과는 누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량의 아크릴아마이드를 장기간 섭취하면 장기적으로 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페데리카 라구치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아크릴아마이드 연구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동물이 음식을 통해 아크릴아마이드에 장기간 노출되면, 치매와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위험이 올라갈 수 있고 어린 동물의 신경 발달 장애 발생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페데리카 라구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대학 내 환경의학연구소에서 심혈관 및 영양 역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라구치는 "아크릴아마이드는 분자량이 작고 물에 잘 녹기 때문에 태반을 포함한 모든 조직을 통과한다"고 말했다. 라구치는 임신부의 아크릴아마이드 과다 섭취와 신생아의 체중과 머리 둘레, 키가 작아지는 것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아크릴아마이드가 인체 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의 역학(전염병의 예방이나 통제 방법을 연구하는 의학의 한 분과) 교수인 레오 샤우텐은 이에 대한 한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2002년 스웨덴 연구진이 인간이 먹는 음식에 아크릴아마이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네덜란드 식품 당국은 샤우텐을 포함한 네덜란드의 식생활 및 암 코호트 연구원들과 함께 음식에 있는 아크릴아마이드가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조사했다. 당시 샤우텐과 동료들은 설문을 활용해 사람들이 아크릴아마이드를 얼마나 섭취하는지를 파악했다.

그 조사는 네덜란드 내 노년층의 경우 '온트베이트쿡(ontbijtkoek)'이라는 네덜란드의 인기 음식이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의 차이를 크게 결정짓는다는 것을 찾아냈다. 이 음식은 생산 과정에서 베이킹소다를 사용해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이 매우 높았다.

연구원들은 비흡연자들의 아크릴아마이드 섭취(흡연에도 그 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와 모든 암 사이의 연관성도 조사했다. 그 결과 아크릴아마이드에 많이 노출된 여성에서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추가 연구에서는 아크릴아마이드 섭취와 신장암 사이의 약한 관련성도 포착됐다.

그러나 이러한 발견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연구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것이 2012년 미국 연구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많은 양의 아크릴아마이드를 섭취한 비흡연자 여성들에게서 폐경 후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연구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 많은 양의 아크릴아마이드를 섭취하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에 있는 다른 요소가 암 발생률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연구들은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약한 연관성만 발견했다. 결국 샤우텐과 그의 연구팀이 발견한 연관성이 부정확한 것이었는지 혹은 다른 연구들이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었던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샤우텐은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같은 여성 생식기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특정한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며 "때문에 아크릴아마이드의 잠재적인 암 유발 효과 뒤에 있는 메커니즘은 호르몬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샤우텐은 "아크릴아미드는 여성 암과 관련된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 관계가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쥐를 포함한 실험실 연구에서도 아크릴아마이드 섭취와 유선, 갑상선, 고환, 자궁 부위 암 사이의 연관성이 발견됐다. 이 또한 호르몬 관련성을 암시하지만, 이것이 그대로 인간에게 유사한 위험이 나타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2010년 국제식량농업기구와 세계보건기구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는 아크릴아마이드와 암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보다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식품의 아크릴아마이드 수치를 줄이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우리가 섭취하는 아크릴아마이드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다.

라구치는 "아크릴아미드가 유전자 독성이 있고 동물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정설로 자리잡았지만, 인간에게서 아크릴아미드와 암의 연관성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역학 연구는 설문지를 통해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을 측정하는데, 이는 결과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샤우텐은 사람들의 식단에서 아크릴아마이드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학자들도 많다.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을 측정하는 또 다른 방법은 소변과 혈액 내 생물지표를 측정하는 것이지다. 하지만 샤우텐은 이 방법 역시 어떤 구체적인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구치는 특히 혈액 내 생물지표로 아크릴아마이드를 측정하는 연구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혈액이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을 소변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보여주기 때문이다.

2022년에 나온 미국의 한 연구는 생물지표를 사용해 아크릴아마이드를 측정했다. 10년에 걸친 데이터를 사용한 이 연구는 아크릴아마이드 섭취와 암으로 인한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면서도, 그것이 어떤 암인지는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이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많지 않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가 과도한 섭취량에 따라 위험이 늘어나는 것을 제한하는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구치는 2022년 미국 연구 요약자료를 검토했지만, 아크릴아마이드 섭취와 여성 산부인과 계열에 속하지 않는 암 발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인간은 잠재적인 발암 가능성과 신경 독성 효과를 모두 막아주는 회복 메커니즘을 갖고 있거나, 연구 자체가 식품에 들어간 아크릴아마이드 양을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가 아크릴아마이드를 그냥 먹는 것이 아니다"라며 "아크릴아마이드는 그 독성 메커니즘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산화방지제 같은 성분도 같이 함유된 식품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간이 아크릴아마이드를 섭취했을 때 생기는 확실한 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없지만, 식품 업계는 음식에서 아크릴아마이드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나이젤 할포드는 "EU는 식품의 아크릴아마이드에 대한 최대 허용치를 정하고 있고, 이게 만들어지면 식품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할포드는 농부들이 밀로 만든 제품에서 아크릴아마이드 생성 가능성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식물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반면 열을 가하면 아크릴아마이드로 변하는 물질인 아스파라긴이 식물에서 발견된다.

그는 "아크릴아미드는 곡물에서 유래한 다양한 식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식품 산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할포드는 밀 곡물은 아스파라긴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축적시키며, 특히 유황과 같은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섭취하지 못할 때는 더 많이 축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할포드는 유전자 편집 기술 '크리스퍼'를 사용해 이 과정을 유전적으로 통제하려 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생산자들에게 가능한 한 그들의 제품에서, 특히 이유식에서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을 줄일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샤우텐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꽤 성공적이었다. 그는 네덜란드식 아침 케이크, 온트베이트쿡 생산 방법이 달라져 아크릴아마이드가 이전의 약 20%로 줄었든 것은 고무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살레는 집에서 요리할 때 아크릴아마이드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감자칩을 만들기 위해 자른 감자를 뜨거운 물에 10분 동안 담그면, 아크릴아마이드 형성이 약 90% 줄어드는 게 한 예다.

라구치는 최근 몇 년새 학계에선 아크릴아마이드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몇 년 안에는 아크릴아마이드 섭취와 암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 사이 토스트에서 타버린 부분을 잘라내며 먹는 식습관은 그리 나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출처 - bbc 뉴스 코리아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64845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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