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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1 15:03

외계인, 지구인, 미국 시민

조회 수 19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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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서 배운 것과 다른 용도의 영어 표현으로 당황한 적이 많았다. 그중 하나가 ‘에일리언(Alien)’이다. 한국에서 ‘외계인’을 뜻하는 말로 배웠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사는 ‘인간 비슷한’ 종족을 뜻하는 단어다.

‘에일리언’을 떠올리면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다. 1979년 개봉된 SF영화 ‘에일리언’이 외계인 비호감 확산에 일조했다. 공격적인 외계생물과 만난 지구 우주선 승무원이 겪는 공포가 영화 줄거리다. 흥행에 성공해 4편까지 속편이 나왔다.

영화의 외계인 모습은 하나 같이 역겹다. 그 영향인지 은연 중 에일리언의 모습은 이전 귀여운 ET에서 흉측한 괴물로 변해버렸다.

미국에 오는 모든 이민자들은 에일리언이 된다. 체류신분 분류에서 ‘에일리언’ 항목에 표시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다르지만 분명 지구에서 왔는데 한순간에 외계인이 되는 것이다. 외계인을 넘어 외계생물이 되는 참담함까지 느끼는 이민자도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모든 법과 공식 문서에서 ‘에일리언’이라는 용어가 사라진다. 지난 24일 개빈 뉴섬 주지사는 외국인을 지칭하는 ‘에일리언’이란 용어를 퇴출하고 ‘비시민권자(Noncitizen)’ 또는 ‘이민자(Immigrant)’ 사용을 규정한 법안에 서명했다. 용어가 ‘모욕적’이고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는 것이 이유다.

2015년 노동법과 2016년 교육법부터 금지한 것에 이어 이번에 모든 법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지난 4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에일리언 표현 금지를 명령했다. 하버드 대학도 공공 문서에서 이민과 관련해 이 용어를 쓰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미국에서 ‘에일리언’ 표현은 1798년 법령에 정식 등장하는데 학자들은 이전 문서에서도 자주 발견된다고 한다. 라틴어와 프랑스어의 어원에서 에일리언은 단지 ‘낯선(Strange)', '이방의(foreign)' 뜻만 있었다. 14세기 이후 국가간 이주가 활발해지면서 '타지에서 온 사람'을 지칭하게 됐다. 20세기 이전에는 외계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에일리언에 '지구가 아닌 곳'의 의미가 붙여진 것은 1920년대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시행에 옮긴 정책은 전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되돌려 놓은 것이었다. 상당 부분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다.

바이든 정부의 이민정책은 남부 국경의 불체자 단속 문제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수백만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3조5000억 달러 예산안도 축소될 전망이 크다.

지난 19일 텍사스주 델 리오 다리 인근의 불법 아이티 난민촌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기마 국경 순찰대가 말 고삐로 난민을 쫓아내는 장면이 공개돼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은 무분별한 친이민 정책으로 불체자를 양산했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균형 잡힌 이민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이민정책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드리머 구제, 불체자 시민권 부여 등의 사안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다. 이민자들의 헌신과 기여는 미국 역사를 지탱해 온 힘이다. 이민정책의 대의와 방향이 정파간 이해관계로 훼손돼서는 안 된다.

자유와 기회의 땅을 찾아 미국에 온 이민자들이 더 이상 에일리언으로 불리지 않게 됐다. 최소한 외계인에서 지구인의 신분은 찾았다. 그럼에도 미국 시민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김완신 미주 주앙일보 논설실장

  • ?
    musicfa 2021.10.04 21:24
    저도 에일리언넘버 보고 엥? 싶더군요ㅋㅋ 그래도 바이든이니 좀 나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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