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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2 07:04

[NDN옛날얘기] 해와 달 (체로키)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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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에게는 매달 어두운 밤 시간에 그를 찾아오곤 하는 애인이 한명 있었다. 어둠은 기도와 명상을 위한 신성한 시간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그들은 비밀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한밤중에 그에게 와서 동 트기 전에 떠났다. 그들은 얘기를 나누고 가까이 붙어서 별이 총총한 하늘과 잔잔한 어둠 아래를 공유하며 둘이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해는 어둠 속에서 이 애인의 얼굴을 전혀 보지 못했고, 그녀도 그에게 자기 이름이 뭔지 말하지 않았다. 곧 그는 아무도 느끼게 해주지 못했던 감정을 만들어준 이 조용한 여인과 깊은 사랑에 빠졌다. 그는 매달 그들이 함께 할 때가 되면 항상 매우 들뜨게 되었고, 그들이 떨어져 있을 때는 극도로 그녀를 갈망하였다.


점차적으로 이 비밀스러운 애인의 정체에 대한 해의 궁금증은 커져갔고,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그는 계획을 세웠다. 그 시간이 다시 왔을 때 해는 하늘의 지평선 바로 너머의 신성한 어둠 속에서 조용히 앉아 기도 중이었고, 그의 비밀 애인은 항상 그렇듯 그에게 다정하고 흥분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자리에 앉자마자 해는 불구덩이의 재 속에 손을 뻗어 묻히고, "당신 얼굴이 차네요... 당신은 바람에 시달렸군요."라고 말하며 그녀 모르게 그녀의 얼굴에 검정을 조금 문질렀다. 그날 저녁때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더 늦어지기 전에 그녀는 항상 그렇듯 다시 한번 조용히 빠져나갔다.


다음날 밤, 달이 하늘에 올라왔을 때 해는 지평선 너머 그의 은신처에서 골똘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사라져가면서 어른거리는 무지개의 아치를 통해 엿보며, 그에게 왔었던 누군가의 흔적을 찾기 위해 하늘을 탐색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그는 달의 얼굴에 회색 점들이 묻어있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는 그의 비밀 애인이 달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가 그의 은신처에서 뛰쳐나오자, 달은 자신이 들킨 것을 알게 됐다. 당황한 달은 할 수 있는 한 멀리 해로부터 떨어져서 밤새 하늘의 반대 쪽에 머물렀다.


그때 이후로 쭉, 달은 항상 해의 뒤떨어진 먼 거리에 머무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가끔 그에게 가까이 와야만 할 땐, 그녀는 자신을 하나의 띠처럼 얇게 만들어서 거의 눈에 띄지 못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에 대한 그녀의 깊은 사랑과 그가 일순간 그녀를 만질 당시의 추억 때문에, 그가 그녀의 빛나는 얼굴에 남겨놓은 회색 점을 그녀는 절대로 지우지 않아왔다. 당신이 충분하게 자세히 살펴본다면 아직 그 자국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별이란 달이 해를 그리워할 때 그녀의 얼굴에서 흘러내려 하늘 속으로 떨어지는 반짝이는 눈물 방울이라고 말한다.


매일 낮, 하늘 높은 곳에서 해는 아직도 그의 예지력을 갈구하고 또 그의 사랑인 달을 찾아 다니는데, 그녀는 항상 지평선의 반대편에 있을 뿐인 것 같다. 그런고로,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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